압도적인 타이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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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레저
압도적인 타이칸
  • 출판사C2미디어
  • 잡지명오토카 Autocar Korea (한국판)

 

‘전기차도 역시 포르쉐는 다르다’라는 말로는 왠지 부족하다.
기존 포르쉐를 뛰어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타이칸의 차창 밖으로 ‘백두대간이화령’이란 글자가 비현실적으로 눈에 들어왔다. 문경새재 이화령 고갯길을 가뿐하게 올라온 참이다. 글쎄, 수원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문경이라니…. 하지만 놀라기는 아직 이르다. 

짧은 순간, 숲의 그늘을 벗어나면 난간 너머 산봉우리와 푸른 하늘이 펼쳐졌다. 난간 아래는 아스라한 비탈. 좌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야가 좋다. 겨울산의 명징한 햇살이 A-필러를 지울 듯이 스며들어왔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내리막길은 직선 구간이 조금 길었다. 액셀러레이터에 절로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코너를 앞두고 발을 뗀 다음, 브레이크 페달을 지긋이 때려 밟고 턴인. 자세를 추스르는 움직임이 깔끔하다. 다시 만나는 직선에서 액셀러레이터는 거의 바닥에 가 닿는다. 속도계 숫자가 올라간 만큼 브레이크에 실리는 힘도 더 커지고 회생 제동 효과도 또렷하게 나타났다. 맞다. 지금 포르쉐 전기차를 운전중이다. 

 

운전 자세와 시야는 좋지만 모두 만족스러운건 아니다
퍼포먼스 플러스 모델의 충전 전력은 270kW다

운이 좋았던 것은, 마침 이 구간을 지나는 차가 없어 시종일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 그만큼 타이칸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경이로웠다. 내연기관의 사운드,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그 소리가 없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했다. 그만큼 몰입도가 높았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긴장감이 아니라 재미였다. 평소보다 빠르게 코너를 감아 돌았는데 이상하리만치 안정감이 느껴졌다. 차를 완전히 신뢰한다는 건 아마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일 게다. 

물론 트랙에서와 달리 공도의 와인딩 로드는 상대 차선에서 언제 차가 나타날지 모르므로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고, 타이칸의 경우 이 집중력이 긴장보다는 운전재미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중립적인 코너링은 리어 액슬에서 2단 변속기와 연결된 전기 모터 조합의 네바퀴굴림이 기여하지만 묵직한 차체 무게를 간과할 수 없다. 전기차 관점에서 다소 무거운 차체 무게는 민첩함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안정감을 높이는 효과가 탁월하다. 네 바퀴의 접지력 또한 끈끈하다. 

이는 고속도로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다그치지 않아도 가속은 원하는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이루어진다. 도로의 흐름에 따라 사용하게 되는 브레이크는 일부 전기차에서 나타나는 회생제동을 위한 어색한 움직임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마음먹기에 따라 맹렬한 가속을 즐길 수 있는데 스포츠 모드에서 두드러진다. 너무 조용해서 점잖다고 여겨지면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을 켜면 조금 낫다. 주의 깊게 보면,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다른 차들과 풍경을 뒤로 휙휙 날려 보내는 시각적 효과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레인지 모드는 주행 거리를 늘리는 단계로 가속이 시속 100km에서 제한된다. 고속도로에서라면 조금만 밟아도 제한속도에 부딪치므로 사용하기 어렵다. 배터리 잔량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써야하는데, 가급적 고속도로 휴게소의 급속충전기를 찾기 바란다. 

 

도로 풍경을 빠르게 뒤로 날려보낸다

모든 점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특히 드라이브 셀렉트 위치가 스티어링 휠 뒤쪽에 가려져 있는 것은 처음엔 찾기 좀 어렵다. 익숙해진다고 해도 좋은 위치는 아니다. 드라이브 모드를 단 스티어링 휠과 3개의 원형 계기가 911을 떠올리게 하지만 디지털 터치스크린은 물리적 버튼보다 나은 점이 있는지 모르겠다. 동반석에서 내비게이션을 보고 조작할 수 있게 스크린을 연장한 것은 좋아보인다.

앞서 얘기한 차체 무게가 동력 성능에 이점이 있는 반면 주행 가능 거리에서는 불리한 측면이다.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는 93.4kWh 배터리, 최고출력 571마력(571PS, 420kW) 성능으로 국내 인증 주행가능 거리가 289km다(531마력의 퍼포먼스 배터리 모델은 현재 인증 진행중이다). 시승은 수원 포르쉐센터에서 문경새재의 한 카페를 기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편도 136km. 왕복 272km이므로 주행 가능 거리 범위 이내다. 배터리 잔량을 의식하지 않고 운전했음을 감안하면 실제 주행 가능 거리는 그 이상이 될 듯하다. 사실 전기차의 경우, 상당 부분 운전 패턴이 주행 거리에 영향을 미친다. 한편 카드를 대듯 손으로 쓱 밀면 열리는 충전 캡(옵션)은 심심한 충전에 재미를 더해준다. 

 

타이칸은 와인딩 로드에서 탁월한 균형과 접지력을 보여주었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며, ‘경쟁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포르쉐의 경쟁 상대는 바로 포르쉐다’라는 말로 흔히 인용되는 문장이다. 타이칸의 경우는 어떨까?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보다 기존 911 카레라나 파나메라가 주요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압도적인 성능이고 잠재력이 있다. 타이칸이 스포츠카의 미래라는 수식어는 의례적인 말이 아니다. 그것도 이제 시작일 뿐이다. 


 Fact File  The Porsche Taycan 4S 
가격    1억4560만 원(+950만 원 :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크기(길이×너비×높이)    4965×1965×1380mm 
휠베이스    2900mm 
최고출력    490마력(오버부스트 시 571마력) 
최대토크    66.3kg·m 
변속기    자동 2단 
최고시속    250km
0→시속 100km 가속    4초(런치 컨트롤 사용 시)
전비(복합)    2.9km/kWh 
CO2배출량    0g/km 
주행 가능 거리(복합)    289km
최대 충전 전력    270kW 
배터리용량    93.4k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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