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에세이] 특별하지 않는 것의 특별함 / 황나현,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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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그림이 있는 에세이] 특별하지 않는 것의 특별함 / 황나현, 화가
  • 출판사월간에세이
  • 잡지명월간에세이 Essay

나는 가끔 하늘을 멍하니 바라볼 때가 있다. 그 맑은 하늘의 눈빛, 선명한 색감과 온기, 만질 순 없지만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구름의 부드러운 결을 따라 마음의 결을 만들어본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도 시각적 즐거움과 미적 취향을 완성해주는, 자연이 선사한 일상의 소중한 선물이다. 꽃을 바라보고 있을 때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푸른 하늘의 맑은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그 눈빛을 닮고 싶어진다. 이처럼 ‘자연’과 ‘나’는 일상성을 뛰어넘는 특별함으로 조응하고 소통하며 ‘우리’가 되어간다. 

맑은 하늘, 화려한 조명, 보는 이를 기쁘게 하는 꽃 장식, 행복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선율, 오감을 즐겁게 만드는 풍미 가득한 디저트, 여러 사람과 주고받는 따뜻한 인사, 햇살 같은 웃음, 그 안에서 피어오르는 친밀감, 소란함 속에서 밝게 빛나는 유대감, 나와 타인이 함께하고 있다는 편안함, 그 속에서 찰나에 느껴지는 공감의 보호막까지. 이 모든 것들은 ‘나’와 ‘너’가 ‘우리’임을 증명하는 일상의 언어이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 그들과 함께 사는 공간, 집안의 온기와 생기를 가져다주는 화분, 식탁 위 햇살을 머금은 과일, 계절이 머무는 창가, 내 마음을 담은 화병의 꽃들도 특별할 것 같지 않은 일상에 어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주는 값진 일상의 언어이다.  

같은 사람일지라도, 동일한 사물일지라도 누구를 만나느냐,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특별한 존재가 될 수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복잡한 일상에 치여 마음에 상처를 받거나 힘들고 지칠 때면 이따금 참여하는 축제(혹은 파티)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차안대(遮眼帶)를 쓴 경주마처럼 미래를 향해 달려가야만 하는 우리를 잠시나마 지금 이 시간과 공간에 머물게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만 향하려는 나의 시간을 잠시 멈출 수 있는 용기, 그 일상의 도전은 타인과 공감함으로써 얻게 되는 행복감과 기쁨에 공명하며 상처를 치유한다. 그리고 훨씬 더 용기 있게 하루하루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매일 복잡하고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세상과 마주해야 하고, 이런저런 거친 요구가 시시각각 밀려올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나를 나답게 온전히 지키며 살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 스스로 의미 부여한 특별한 것들이 나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함께 어울릴 기회가 단절된 요즘, 나는 모두가 한데 모여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분위기를 그리워하다가 문득 축제가 주는 안온함을 그림에 담아보고자 했다. 특히 화원이나 길가에서 자주 만나는 허브, 들꽃 등의 식물을 주로 맑은 하늘과 따스한 햇살, 예쁜 배경, 싱그러운 화병 등에 놓이게 표현하고 싶었다. 이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식물들을 축제에서 우리들이 느끼거나 바라는 분위기에 놓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6월에 열리는 개인전을 통해 그림에 담긴 따스함, 행복감, 편안함, 자유, 온전함을 관람객들이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수일, 수년이 지나도 축제에서의 즐거움은 사라지지 않고 문득 떠오르듯이 일상에서도 그 추억과 회상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이에게 위로가 절실한 지금, 그림으로 위안을 전하고 그 뜻을 진심으로 건네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감사하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하루빨리 축제의 분위기를 함께 즐김으로써 얻게 되는 치유의 강력한 힘을 일상에서도 누릴 수 있기를. 다시 한번 그 날이 오기를 희망하고 고대해본다. 

1980년 출생, 경원대 동양화과 학사, 홍익대 동양화과 석사졸업하고 2013 마몽드 퍼스트세럼리미티드에디션 외 기업과의 콜라보 작업. 20여회개인전과70여회단체전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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