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양지농원’은 무농약 친환경으로 오색쌀을 재배하고, 다양한 밭농사도 겸하는 곳이다. 황정순(52) 대표는 1kg 소포장 쌀로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대응하여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오색떡케이크’, ‘현미강정’, ‘고추장과 청국장 만들기’ 등 체험교육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증가한 소비자들 비대면 요구에 부응하여 체험 키트 생산이 많아졌다. 추석 대목을 앞둔 취재 당일엔 ‘삼색 송편 체험 키트’ 주문량이 많아져 눈코 뜰 새 없는 모습이었다.

  우렁이 농법 ‘유색미’ 재배… 50g씩 1인분 소포장해 편의성 증진
  가평군 토박이 황정순 대표는 30년째 농사지으며, ‘양지농원’을 15년째 운영하고 있다. 예전부터 2만여 평 논농사를 짓고, 소를 키웠는데, 당시만 해도 수확한 쌀을 주로 수매 위주로 처리하다 보니 너무 헐값이었다. 황 대표는 생산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색깔 있는 유색미를 재배해 직거래 방식으로 팔고자 하였다. 2000년부터 흑미를 키우기 시작해 현재 9개 품종 5가지 색의 쌀을 무농약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2004년부턴 쌀 포장도 20kg에서 10kg으로 소포장하여 핵가족 증가에 대응하였고, 이젠 50g 1인분 포장까지 취급하고 있다. 현재 논 1만2,000평, 밭 2,000평을 농사짓는다.
  “오색미 재배는 고부가가치 농산물 생산을 위한 선택이었어요. 산촌 이점을 살려 친환경농법으로 ‘적진주’와 ‘홍진주’의 적미, ‘녹원찰’ 녹미, ‘신농흑찰’과 ‘설향찰’의 흑미, 누룽지 향이 나는 ‘아랑향찰’ 등 오색미와 일반 벼 ‘맛드림’ 등을 재배하고, 발아 현미도 만들어 팔고 있어요. 올해는 밥맛이 좋고, 병충해에 강한 조생종 ‘진옥’ 품종도 심었고요. 밭농사는 소규모로 콩, 옥수수, 여러 채소를 키워 주로 체험교육에 활용하고 있어요.”
  친환경 농법은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생산하려니 관행보다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황 대표는 제초제 대신 우렁이를, 내병성을 강화하기 위해 가평군농업기술센터에서 배양한 농업용 미생물을 활용하고 있다. 평균 수확량은 1만2,000평에 20t 정도다. 친환경 농법에선 노동력도 큰 문제로, 따로 사람을 구하려 해도 인건비 부담이 크다. 산촌 환경은 장점이자 때론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산촌이라서 들판처럼 경지정리가 안 되어 있어 기계화가 힘들어요. 친환경이라서 관행과 비교해 손으로 해야 할 작업도 많죠. 대신에 산촌이고 친환경 농법이라서 소비자들이 믿고 사 먹을 수 있고, 방문객들 체험교육할 때도 아주 좋아하시죠.”

  비대면 체험 키트로 체험교육 시공간 제약 극복
  ‘양지농원’은 농촌 체험교육에서도 유명하다.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확산한 공로로 ‘2018 농촌교육농장 교육프로그램 경진대회’에선 우수상을 받았다.
  체험교육은 친환경 쌀과 농산물을 주재료로 삼아 ‘오색떡케이크’, ‘현미강정’, ‘삼색두부’, ‘흑미와플’, ‘떡메치기’, ‘가래떡’, ‘고추장’, ‘청국장’ 체험 등의 식생활 프로그램을 다룬다. 예전엔 체험객이 오거나 유치원·학교 등으로 황 대표가 출장 나갔지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체험 키트 방식이 대세가 됐다. 체험용 재료들을 각각 조리 후 포장하여 체험 키트를 만든 뒤 가정이나 유치원, 학교로 보내서 실시간 온라인 강의 또는 이미 완성된 동영상을 통해 체험교육이 이뤄진다.
  평소엔 ‘오색떡케이크 체험 키트’, ‘현미강정 체험 키트’가, 추석을 맞이한 최근엔 ‘삼색 송편 체험 키트’ 인기가 많다. ‘삼색 송편 체험 키트’엔 색깔별 쌀 반죽, 깨·밤·콩의 3가지 소, 솔잎 등이 들어간다. 키트는 모두 1만5,000원을 받는다. 추석을 앞둔 대목엔 늘어난 키트 주문량에 도시에 나갔던 딸들까지 농장으로 총집합이다. 추석에만 900세트가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체험객이 농장에 올 땐 자연 속에서 생동감 있는 교육이 가능하고, 농장 상품을 홍보·판매할 기회도 생기죠. 반면에 비대면 체험 키트 방식은 체험교육 공간과 인원 제약이 없지만, 1인용씩 재료를 다 나눠 포장하니까 노동력과 시간이 많이 들고요. 요즘엔 추석 맞이 ‘삼색 송편 체험 키트’ 주문이 많아요. 일일이 밤을 쪄서 까고 하느라 정신이 없네요(웃음).”
  무농약 오색미, 잡곡, 감자와 고구마, 청국장 등 생산품은 유기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 대상으로 주로 직거래하고 있다. 기업과 기관 등 단체고객이 가장 많다. 개인 고객들은 홈페이지와 블로그, 도내 사이버장터 등을 통해 연락해 온다. 직거래 외에는 우체국쇼핑이나 지역 로컬푸드 매장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맑은 물과 농촌의 자연환경을 아름답게 잘 보존하면서 소비자에게 건강을 선물하고 싶어요. 체험교육도 비대면 체험 키트 등으로 꾸준히 진행하면서 우리 자연, 논, 벼의 소중함을 알리도록 노력해야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