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여성 캐릭터 리부트(한이, <추리소설의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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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특집] 여성 캐릭터 리부트(한이, <추리소설의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
  • 출판사화남
  • 잡지명계간 미스터리

 

 


 

전통적으로 추리소설에서 여성이 가장 많이 맡는 역할이라면 ‘팜므 파탈’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팜므 파탈은 거부할 수 없는 성적 매력을 사용해서 남자 주인공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악녀’입니다. 악녀의 반대는 ‘성녀’의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이것은 흔히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춘부’와 결혼할 대상인 순결한 ‘아내’의 이분법적인 형태로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를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 긴 세월 동안 이어진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인 시각은 남편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주부나 돈이나 권력층을 이용하기 위해 성을 사용하는 요부의 이미지를 구현해냈고, 도덕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에 ‘죽어 마땅한 여자’라는 프레임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캐릭터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한국의 추리소설이었습니다. 물론 이 당시에도 이러한 프레임에 갇히지 않은 추리소설들이 있었지만, 대중적 영향력을 획득하지 못하고 미약한 목소리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지금 한국 추리소설의 여성 캐릭터 리부트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뿐 아니라, 피해자로서 여성의 역할도 많은 추리소설과 영화에서 일종의 클리셰로 작동합니다. 그다지 머리가 좋지 못한 여성이 누가 봐도 빤히 보이는 함정에 아무런 무기도 없이 터덜거리며 들어가거나, 인질이 되어 주인공 남성을 곤란하게 하는 역할을 맡곤 합니다. 여성이 탐정 캐릭터를 맡는다고 해도 전형성은 존재합니다. 사건 여기저기 간섭하는 미스 마플 같은 나이 많은 할머니, 남성과 성만 바뀐 듯한 터프한 사설 탐정은 이제 너무 많이 창조되어서 참신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서 단순히 성이나 인종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캐릭터 창조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영화 〈더 이퀄라이저〉를 드라마로 리부트하면서, 덴젤 워싱턴 역할을 퀸 라티파로 바꾸고 10대 싱글맘의 역할을 맡겼다고 해서 엉망인 스토리와 조악한 캐릭터가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각각의 장르와 스토리에 꼭 필요한 캐릭터를 창조하려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저 윤리적 도그마에 갇혀 독자를 설득하려는 것은, 장르 자체의 고유한 특성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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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은 《계간 미스터리》 2021 겨울호에서 확인해주세요.

[출처] 계간 미스터리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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