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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비미디어컴퍼니
  • 잡지명매거진B (한글판) Magazine B, 매거진비


2018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개정판(second edition)을 발행하며, 서울을 제외하고 이 나라의 어떤 도시를 <B>의 주제로 다룰 수 있을지 논의해본 적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팀원이 제2의 도시로 손꼽는 부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섬 제주를 떠올렸죠.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부산을 주제로 <B>를 만들게 됐습니다. 휴식과 은둔으로 대변되는 제주에도 물론 끌렸지만, 바다와 관광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부산의 다층적 면모에 더 호기심을 느낀 것도 사실입니다. 해마다 부산을 방문하고, 부산에 머물 때마다 입버릇처럼 “이곳에 살고 싶다”고 말한 적도 많으니 서울에서 400km 떨어진 이 항구도시에 무언가 자석 같은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기차를 타고 부산역에서 내려 택시로 숙소인 해운대까지 숱하게 이동하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부두 풍경에 늘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부두를 점유하고 있는 커다란 덩치의 컨테이너박스와 크레인이 눈에 들어와야 ‘아! 드디어 부산에 왔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마치 입국 심사를 통과한 기분이라 해야 할까요. 이런 항구도시 특유의 스케일 탓인지 심정적으로는 서울보다 부산을 늘 ‘큰 도시’라고 여긴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2, 3의 도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인상인지도 모르죠. 국가 제1의 도시, 이른바 행정적·경제적 수도에는 자연스레 ‘글로벌 스탠더드’,‘무국적성’이라는 것이 생겨납니다. 건축이나 문화, 상권 형성 등 여러 면에서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나지만 늘 평균값으로 귀결되는, 1 도시의 숙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 해외여러 대도시를 많이 오가는 이들로부터 “더 이상 특별할 게 없다. 서울에 다 있다”라는 푸념을 듣는 일도 생깁니다.

 

부산은 그런 암묵적 평준화 현상으로부터 조금은 비껴나 있는 도시입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현대적 서비스를 갖춘 레스토랑, 힙스터의 유니폼 같은 스타일도 물론 존재하지만,그들이 부산이라는 도시의 인상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대도시라면 응당 갖춰야 하는 인프라 틈새 사이로 고유의 의식주 문화가 날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지역색을 만들죠. 매거진 <B>가 이번 이슈에서 들여다본 부산의 콘텐츠 역시 현대적 향토성을 지닌 사람과 물건, 기업이었습니다. 로컬에서 세계로 나아간 전주연 바리스타의 ‘모모스커피’, 그 어떤 서울 태생 브랜드보다 동시대적인 패션 스토어 ‘발란사’, 가장 한국적인 제과점 모습을 하고 있는 ‘겐츠베이커리’까지. 이들은 로컬에서 팬덤을 만들어 서울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역진출의 주인공입니다. 국내 100대 기업 본사가 하나도 없는 도시에서 자생적으로 피어난 창의성이 도리어 본능에 가까운 비즈니스 감각으로 작동하는 셈이죠.

 

수도인 서울에 비하면 그 수는 비록 많지 않지만, 부산의 잠재력은 이러한 소상공인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B>가 만난 많은 부산인이 부산의 저력을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외부지향적인 부산에서 자란 개개인에게서 찾는 것처럼요. 도시를 끊임없이 드나드는 외지인들, 한국전쟁의 피란 행렬 같은 역사적 사건과 지리적 특성으로 끊임없이 내력과 외력의 싸움을 이어온 부산이야말로 모던한 생각이 탄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양분을 가지고 있는 곳인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서울에서 태어난 저는 항구 사람들을, 그리고 그들이 모인 부산이라는 도시를

늘 동경하며 살 것 같습니다.













 

[출처] 매거진B (한글판) Magazine B, 매거진비 (202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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