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월간에세이
- 잡지명월간에세이 Essay
“나는 세상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져 있는 현실을 기록한다. 오늘을 외면하는 예술가는 천재 소리는 들을지언정 오래갈 수 있는 동력은 탑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트 있는 유머로 세상과 자신을 균형감 있게 직시하고 싶다.” -아트놈 인터뷰 中
아트(Art)하는 남자 ‘아트놈’의 작품은 독창적인 어법으로 예술에 시대를 녹여내는 자기 유희의 장(場)이다. 그의 의도대로 조금 더 힘을 빼면서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게 적절한 톤앤매너로 구현한 작품 세계는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갖게 만든다.
“무엇이 예술인가. 또 예술이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
(순수) 예술을 둘러싼 수많은 담론과 정의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게 하는 그의 작품은 예술을 향유하는 소비 주체들로 하여금 오로지 예술을 오롯이 즐기는 태도, 그 순수성으로 생각의 궤를 달리하게 한다. 개성 넘치는 화법으로 풀어낸 강렬한 시각적 요소들이 대중들에게 더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친근하게 예술에 다가서게 하는 것. 이처럼 작품과 대중 사이의 간극을 좁혀감으로써 특유의 미학적 세계를 완성하고 있는 그는 세상 안의 자기를, 자기 안의 세상을 매력적으로 시각화한다. 현대적인 캐릭터에 신화나 역사 등 전통적인 요소를 차용하여 경계를 허물고, 다시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다채로운 팝아트(Popular Art)의 언어로.
‘아트놈’을 대중 친화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동안 그가 늘 견지해온 태도는 작업에 대한 꾸준함과 성실함이다. 그 위에 쌓아올린 위트와 유머의 어조는 익숙함에서 새로움으로 나아가며 끊임없이 시대와의 접점을 찾아내고 있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스트릿 브랜드 ‘수프림’과의 협업에서도 이 흥미롭고 유머러스한 세계는 더욱더 확장된다. 자기 자신의 페르소나인 양 머리 캐릭터의 이름을 ‘아트놈’으로 명명했을 정도로 경쾌하고 유쾌한 그의 작가로서의 캐릭터는 감상자에게 예술적 유희를 제공한다. 경험하는 예술의 가치를.
시대는 예술을, 예술은 시대를 품으며 오늘을 살아낸다. 생명력 넘치는 하나의 생물처럼. 그렇다면 여전히 강력한 소통의 통로이자 전달 체계로서 존재하는 예술은 현시대에 어떤 의미로 읽힐까. 부분보다는 ‘전체’를, 나보다는 ‘우리’를 지향하며 합(合)으로서의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그의 창작의 가지들은 박제되지 않은 예술로서 시대와 조응한다. 결국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그 세계는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의 총합인 것이다. 그는 오늘도 ‘뻔’하지 않은 ‘펀’한 작품으로 대중과 호흡하는 예술의 길을 걷고 있다. 흥미로운 서사를 써 내려가며.
글. 김신영 편집장
